등기 봉투 겉면에 법원 이름이 찍혀 있고, 안에는 낯선 사건번호와 ‘피고’라는 두 글자가 적혀 있습니다. 그때 먼저 떠오르는 것은 배상액이 아니라 전과가 남는지, 경찰서에서 연락이 오는지입니다. 상간죄로 처벌받는 것 아니냐는 물음이 여기서 나오는데, 그 이름의 죄는 지금 우리 법에 남아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당장 급한 것은 형사 걱정이 아니라 그 봉투를 받은 날짜입니다.

‘상간죄’로 고소하면 전과가 남습니까
상간 행위 자체를 처벌하는 형사 조항은 지금 없습니다. 배우자 있는 사람의 간통과 그 상대방의 상간을 함께 처벌하던 「형법」 제241조는 헌법재판소 2015. 2. 26. 선고 2009헌바17 등 결정으로 위헌 판단을 받았고, 이어 2016. 1. 6. 법률 제13719호로 형법이 개정되면서 조문 자체가 삭제됐습니다.
그래서 ‘상간죄’는 법전에서 찾을 수 있는 죄명이 아니라, 상황을 부르기 위해 사람들이 만들어 쓰는 말에 가깝습니다. 경찰서에 고소장을 들고 가도 적용할 근거 조문이 없어 입건이 되지 않고, 검사가 기소할 대상도 되지 않습니다. 소환 조사도, 벌금도, 전과 기록도 이 사안에서는 나오지 않습니다.
이 변화가 실무에서 만든 차이는 생각보다 큽니다. 조문이 살아 있던 시절에는 고소가 들어가면 수사기관이 통화 내역이나 숙박 기록을 확보해 주었지만, 지금은 그 일을 대신해 주는 곳이 없습니다. 다투는 쪽도 청구하는 쪽도 각자 자기 손으로 자료를 모아 민사 법정에 내야 합니다. 검색창에 함께 따라붙는 ‘가정파탄죄’나 ‘외도 죄’ 역시 실재하는 죄명이 아닙니다.
비슷하게 묶여 나오는 중혼도 형사 문제는 아닙니다. 「민법」 제810조는 “배우자있는 자는 다시 혼인하지 못한다”고만 정해 두었고, 대법원 2015. 9. 15. 선고 2013므568 전원합의체 판결도 우리 법이 중혼을 금지하면서 혼인의 취소를 청구할 수 있게 할 뿐 이를 처벌하는 형벌규정은 두고 있지 아니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 무엇으로 다투나 — 소장에 적힌 것은 민사 손해배상입니다
실제 경로는 「민법」 제750조와 제751조에 따른 불법행위 손해배상 청구입니다. 배우자 있는 사람과의 부정행위로 상대 배우자에게 정신적 고통을 준 제3자에게 위자료를 물리는 민사 재판이고, 형사 절차와는 아예 다른 선로에서 움직입니다.
이 구분이 실전에서 중요한 이유는 증명의 문턱이 낮아져서가 아니라, 증명을 누가 하느냐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형사에서는 검사가 국가의 권한으로 자료를 모아 유죄를 증명하고 그때까지 피고인은 무죄로 추정됩니다. 민사에는 그런 장치가 없어서 원고와 피고가 각자 자기 주장에 필요한 자료를 직접 내야 하고, 법원은 제출된 것만 놓고 판단합니다. “형사로는 아무 일도 없다”는 말과 “민사에서도 안전하다”는 말이 서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 구분 | 형사 절차 | 상간 위자료 청구 |
|---|---|---|
| 근거 조문 | 부정행위를 처벌하는 조문 없음(구 「형법」 제241조 삭제) | 「민법」 제750조·제751조 |
| 시작하는 방법 | 해당 없음 | 법원에 소장 접수, 피고에게 송달 |
| 자료를 모으는 주체 | 해당 없음 | 원고와 피고 각자 |
| 기간 제한 | 해당 없음 | 「민법」 제766조 소멸시효(안 날 3년·한 날 10년) |
| 남는 기록 | 없음 | 민사 판결문. 전과가 아닙니다 |
기간도 형사의 공소시효가 아니라 「민법」 제766조가 정한 소멸시효로 셉니다.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가 있었던 날부터 10년입니다. 청구하는 쪽에서 위자료 산정과 시효를 더 자세히 보려면 상간소송 위자료·절차 정리에 따로 적어 두었으니 그쪽을 보시면 됩니다.
소장을 받았다면, 달력부터 봅니다
「민사소송법」 제256조 제1항은 원고의 청구를 다투는 피고가 소장 부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답변서를 내도록 정합니다. 이 기한을 그냥 넘기면 같은 법 제257조에 따라 변론 없이 판결이 선고될 수 있습니다.
이미 30일이 지났더라도 그것으로 끝난 것은 아닙니다. 같은 법 제257조 제1항 단서는 판결이 선고되기까지 피고가 원고의 청구를 다투는 취지의 답변서를 제출하면 변론 없이 판결하지 않도록 정해 두었습니다. 늦었으니 소용없다고 접는 것과 늦게라도 내는 것 사이가 여기서 갈립니다.
그래서 상간소송 피고가 되었을 때 저희가 가장 먼저 여쭙는 것도 배상액이 아니라 송달 날짜입니다. 순서는 이렇게 갈립니다.
- 오늘 안에 — 봉투에 찍힌 송달 날짜를 확인하고 달력에 30일째 되는 날을 표시합니다. 우편함에 며칠 방치돼 있었다면 기산일은 실제로 송달된 날이므로 남은 기간이 생각보다 짧습니다.
- 사나흘 안에 — 소장 뒤에 붙은 증거목록을 보고 원고가 무엇을 근거로 삼는지 항목별로 적습니다. 인정할 부분과 다툴 부분을 섞어 두면 답변서 전체가 흔들립니다.
- 기한이 오기 전까지 — 대화 내용, 결제 내역, 출입 기록처럼 ‘언제’를 보여 주는 자료를 원본 그대로 남겨 둡니다.
여기서 가장 자주 나오는 실수가 자료 삭제입니다. 겁이 나서 대화방을 지우면 유리해지는 것이 아니라, 정작 내 쪽 사정을 설명할 근거가 함께 사라집니다. 상대가 이미 캡처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남는 것은 지웠다는 정황뿐입니다.
연락도 마찬가지입니다. 소장을 받은 뒤 원고나 그 배우자에게 직접 전화해 사정을 설명하려던 시도가 다음 기일에 녹취로 제출되는 일이 잦습니다. 하고 싶은 말은 답변서에 적는 편이 안전합니다.

재판에서 실제로 갈리는 두 지점
다투는 곳은 대개 두 군데입니다. 상대에게 배우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 그리고 그 무렵 이미 부부공동생활이 회복할 수 없을 만큼 파탄돼 있었는지입니다.
첫 번째는 인식의 문제입니다. 기혼이라는 사실을 몰랐다면 남의 부부공동생활을 침해한다는 인식 자체가 없었던 것이어서 책임을 묻기 어렵습니다. 다만 법정에서는 “몰랐다”는 진술 한 줄로 서지 않습니다. 주말과 저녁 시간에 유독 연락이 끊겼는지, 집 주소나 가족 이야기가 오간 적이 있는지, 명절과 휴가 기간에 어떤 패턴이 있었는지 같은 정황이 함께 검토됩니다.
두 번째가 파탄 시점입니다. 대법원 2014. 11. 20. 선고 2011므2997 전원합의체 판결은 아직 이혼하지 않았더라도 실질적으로 부부공동생활이 파탄되어 회복할 수 없을 정도의 상태에 이르렀다면, 제3자가 부부의 일방과 성적인 행위를 하더라도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많은 분이 이 대목에서 놓치는 것이 증명의 방향입니다. 대법원 2024. 6. 27. 선고 2022므13504, 13511 판결은 부정행위 당시 그 부부의 공동생활이 실질적으로 파탄되어 회복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있었다는 사정은 이를 주장하는 제3자가 증명하여야 한다고 정리했습니다. 그러니까 “이미 끝난 부부라고 들었다”는 말은 그 자체로 방어가 되지 않고, 그 시점을 보여 주는 자료를 피고 쪽에서 내놓아야 합니다.
그래서 이 구간에서 힘을 쓰는 것은 감정이 아니라 날짜입니다. 별거를 시작한 날, 각자 주소를 옮긴 기록, 이혼 조정을 신청한 접수증, 협의이혼 의사확인을 신청했던 이력처럼 달력에 찍히는 자료가 실제로 판단을 움직입니다. 반대로 “사이가 안 좋았다더라” 정도의 전언은 시점을 특정하지 못해 힘이 약합니다.

형사 문제는 오히려 여기서 생깁니다
이 사안에서 전과가 남는 경로는 부정행위가 아니라 그 뒤의 행동입니다. 직장에 알리거나 신상을 공개하거나 찾아가 기다리는 방식은 명예훼손·스토킹·무고 문제로 되돌아옵니다.
「형법」 제307조 제1항은 공연히 사실을 적시해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를 처벌합니다. 내용이 진실이어도 성립한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회사 단체 대화방에 사진을 올리거나 아파트 게시판에 붙이는 행동은 “사실이니까 괜찮다”가 통하지 않는 영역입니다.
집이나 회사 앞에서 기다리고 지켜보는 행동, 답이 없는데도 반복해서 연락을 보내는 행동은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가 정한 스토킹행위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같은 조 제1호는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정당한 이유 없이 접근하거나 따라다니거나 진로를 막아서는 행위, 주거·직장·학교 부근에서 기다리거나 지켜보는 행위,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글이나 영상을 도달하게 하는 행위를 나열하면서, 그로 인해 상대방에게 불안감이나 공포심이 생길 것을 요건으로 함께 두고 있습니다. 처벌 대상인 스토킹범죄는 같은 조 제2호가 그런 행위를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한 경우로 정하고 있어서, 한 번 찾아간 것이 곧바로 범죄가 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 한 번이 기록으로 남아 반복의 첫 회차가 된다는 점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무고는 조금 다르게 봐야 합니다. 「형법」 제156조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게 허위의 사실을 신고한 경우를 처벌합니다. 처벌 조항이 사라진 상간 사실을 있는 그대로 신고했다면 접수가 되지 않을 뿐, 그 자체로 무고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갈리는 지점은 사건을 형사로 만들려고 없던 폭행이나 협박 같은 다른 범죄사실을 지어 붙였을 때입니다. 그때부터는 상대가 아니라 신고한 사람이 피의자가 되는 사건이 따로 열립니다.
이 경고는 청구하는 쪽에만 해당하지 않습니다. 소장을 받은 쪽이 홧김에 “허위 사실로 협박당했다”며 상대를 고소했다가 같은 위험을 지는 사건도 나옵니다. 감정이 올라오는 시점과 서류를 내는 시점을 떼어 놓는 것이 그래서 필요합니다.

청구하는 쪽이라면, 자료를 얻은 방법이 사건을 흔듭니다
부정행위를 입증하려다 수집 방법에서 걸리면 사건 전체가 뒤집힙니다.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는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하거나 청취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내가 대화 당사자가 아닌 자리에 녹음기를 두고 나오는 방식이 정확히 여기에 걸립니다. 상대의 집이나 사무실에 들어가 확인하는 방식에는 「형법」 제319조의 주거침입이 따로 붙습니다.
어디까지가 되고 어디부터 안 되는지는 이혼소송 증거 수집법에 항목별로 적어 두었습니다. 배우자 본인을 상대로 하는 위자료는 혼인 파탄의 책임까지 함께 따지므로 기준이 또 달라서, 이혼 위자료 청구 기준과 나란히 보시는 편이 낫습니다.
정리하면 이 사건에서 답이 갈리는 자리는 세 곳입니다. 형사인지 민사인지, 송달일로부터 며칠이 남았는지, 다투려는 지점이 ‘몰랐다’인지 ‘이미 끝난 부부였다’인지. 이 세 가지가 정해지면 답변서든 소장이든 방향은 거의 잡힙니다.
광주가정법원 건너편에서 1661-6711로 송달 날짜와 다투려는 지점을 말씀해 주시면, 남은 기한 안에 무엇부터 준비할지 저희가 함께 정하겠습니다. 광주 이혼변호사를 찾던 중이었다면 그 두 가지만 정리해 오셔도 첫 상담이 훨씬 빨라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상간자에 대한 처벌은 어떻게 되나요?
형사 처벌은 없고 민사 위자료 책임만 남습니다. 부정행위를 처벌하던 「형법」 제241조가 삭제된 뒤로는 고소에서 수사, 기소, 전과로 이어지는 경로가 닫혔습니다. 대신 「민법」 제750조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가 열려 있어서, 상대 배우자가 법원에 소장을 내면 배상 책임이 있는지와 얼마인지를 재판으로 다투게 됩니다.
Q2. 경찰에 신고하면 형사 처벌 과정이 시작되나요?
신고를 해도 형사 절차는 열리지 않습니다. 적용할 조문이 없어 입건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그 과정에서 상대의 집이나 직장을 찾아갔거나 주변에 부정행위를 알린 정황이 드러나면, 신고한 쪽이 명예훼손이나 스토킹으로 조사를 받는 쪽으로 방향이 뒤집히는 사건도 나옵니다.
Q3. 합의금을 주면 사건이 끝나나요?
형사 사건이 아니므로 ‘형사 합의’라는 절차 자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민사에서는 소송 중 조정이나 화해로 마무리되는 사건이 많지만, 합의서에 부제소 조항과 비밀유지 조항이 어떻게 적혀 있는지에 따라 같은 일로 다시 소가 들어오기도 합니다. 액수보다 문구를 먼저 읽어 보시는 편이 낫습니다.
Q4. 배우자와 상간 상대방을 함께 상대할 수 있나요?
둘 다 상대로 삼을 수 있고, 한쪽만 골라도 됩니다. 이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상간 상대방에게만 청구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다만 배우자를 상대로 하는 위자료는 혼인 파탄의 책임을 함께 따지기 때문에 판단 구조가 달라지고, 이혼 청구와 묶어서 진행하면 심리 범위와 일정도 달라집니다. 어느 쪽을 먼저 여는지에 따라 남은 시간과 준비할 자료가 달라집니다.
Q5. 가정파탄죄나 중혼죄로는 처벌할 수 없나요?
그런 이름의 형사 조문은 없습니다. ‘가정파탄죄’는 법전에 없는 말이고, 중혼은 「민법」 제810조가 금지하는 사항이어서 혼인의 취소를 청구할 수 있을 뿐 별도의 형벌 조항이 붙어 있지 않습니다. 대법원 2015. 9. 15. 선고 2013므568 전원합의체 판결도 같은 취지로 정리했습니다. 결국 남는 길은 민사 손해배상 하나이고, 그래서 소장 안의 날짜와 주장이 전부라고 봐도 무리가 아닙니다.
이 글은 법무법인(유한) 하이브 소속 변호사가 작성·감수했습니다.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정리한 것으로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참고·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형법」 일부개정 법률 제13719호 개정이유, 「형법」 제156조, 「민법」 제810조·제750조·제751조·제766조, 「민사소송법」 제256조·제257조,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대한민국 법원 판례속보 및 국가법령정보센터 판례(대법원 2014. 11. 20. 선고 2011므2997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24. 6. 27. 선고 2022므13504, 13511 판결, 대법원 2015. 9. 15. 선고 2013므568 전원합의체 판결), 헌법재판소 2015. 2. 26. 선고 2009헌바17 등 결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