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혼 재산분할, 가능한가 — 청구 근거와 상속이 안 되는 이유

혼인신고 없이 여러 해를 함께 살며 모은 재산을 관계가 끝난 뒤에 나눠 달라고 할 수 있는지는, 우리 법이 재산분할 규정을 어디까지 가져다 쓰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이 글은 사실혼이 해소될 때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는 근거와 분할 대상의 경계, 청구 절차와 기간, 그리고 한쪽의 사망으로 관계가 끝난 경우 그 길이 막히는 이유를 조문과 판례로 정리했습니다.

사실혼이 끝나면 함께 모은 재산은 어떻게 되나

「민법」은 재산분할을 협의상 이혼한 부부의 문제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민법」 제839조의2 제1항은 “협의상 이혼한 자의 일방은 다른 일방에 대하여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은 “제1항의 재산분할에 관하여 협의가 되지 아니하거나 협의할 수 없는 때에는 가정법원은 당사자의 청구에 의하여 당사자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의 액수 기타 사정을 참작하여 분할의 액수와 방법을 정한다”고 정합니다. 재판상 이혼에는 「민법」 제843조가 이 조문을 준용합니다.

조문만 보면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관계는 여기에 들어올 자리가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대법원은 이 규정을 사실혼에도 가져다 쓸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법률혼에 대한 민법의 규정 중 혼인신고를 전제로 하는 규정은 유추적용할 수 없으나, 부부재산의 청산의 의미를 갖는 재산분할에 관한 규정은 부부의 생활공동체라는 실질에 비추어 인정되는 것이므로, 사실혼관계에도 준용 또는 유추적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대법원 1995. 3. 28. 선고 94므1584 판결).

여기서 갈리는 축은 ‘신고를 전제로 하는 효과인가, 생활공동체의 실질에서 나오는 효과인가’입니다. 혼인신고가 있어야 성립하는 효과는 사실혼으로 넘어오지 않지만, 함께 만든 재산을 청산하는 절차는 실질에서 나오는 것이므로 넘어옵니다. 법제처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도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는 동안 부부가 공동으로 재산을 형성하고 그 재산의 유지·증식에 기여했다면 그 재산을 부부의 공동소유로 보아 사실혼이 해소될 때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는 판례 태도를 소개하며 대법원 1995. 3. 10. 선고 94므1379, 1386 판결을 인용합니다.

다만 이 청구가 열리기 위한 앞단이 하나 있습니다. 사실혼은 가족관계등록부에 공시되지 않는 관계이므로, 재산 이야기로 넘어가기 전에 그 관계가 사실혼으로 인정되는지부터 다투게 됩니다. 혼인의 의사와 부부공동생활의 실체라는 두 요건, 그리고 인정 여부를 다툴 때 쓰이는 자료는 사실혼 인정 기준 총정리에서 따로 정리했으므로, 이 글은 관계가 인정된다는 전제 아래 재산 쪽 쟁점만 다룹니다.

사실혼 재산분할 청구 가능 여부 판단 분기도

무엇이 분할 대상이 되는가 — 명의가 아니라 실질입니다

분할 대상의 출발점은 명의가 아니라 실질입니다. 「민법」 제830조 제1항은 “부부의 일방이 혼인전부터 가진 고유재산과 혼인중 자기의 명의로 취득한 재산은 그 특유재산으로 한다”고 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은 “부부의 누구에게 속한 것인지 분명하지 아니한 재산은 부부의 공유로 추정한다”고 정합니다. 그러나 법제처 안내와 판례는 재산이 부부 일방의 명의로 되어 있거나 제3자 명의로 명의신탁되어 있더라도 실제로 부부의 협력으로 획득한 재산이라면 분할 대상이 된다고 봅니다(대법원 1998. 4. 10. 선고 96므1434 판결).

특유재산도 처음부터 대상에서 빠지는 것은 아닙니다. 혼인 전부터 각자 소유하던 재산이나 관계 중에 상속·증여·유증으로 취득한 재산은 원칙적으로 분할 대상이 아니지만, 다른 한쪽이 그 재산의 유지·증가를 위해 기여했다면 그 증가분을 분할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것이 판례 태도입니다(대법원 1994. 5. 13. 선고 93므1020 판결, 대법원 1998. 2. 13. 선고 97므1486, 1493 판결). ‘협력’의 범위도 좁지 않습니다. 맞벌이만이 아니라 육아와 가사노동도 협력에 포함된다고 본 판례가 있습니다(대법원 1993. 5. 11.자 93스6 결정).

사실혼에서 이 구조가 특히 예민하게 작동하는 이유는 명의가 한쪽으로 쏠려 있을 가능성이 법률혼보다 높다는 점입니다.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주거 계약, 대출, 사업자 등록, 차량과 보험 계약이 편의상 한 사람 이름으로 정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실제 다툼은 “누구 이름으로 되어 있는가”가 아니라 “그 재산이 만들어질 때 자금과 노동이 어떻게 들어갔는가”를 자료로 보여 주는 문제로 옮겨 갑니다.

분할 대상이 되는 재산의 종류별 판단, 즉 퇴직급여나 연금, 채무를 어떻게 다루는지에 관한 일반론은 재산분할 대상 총정리에서 다뤘고, 분할 비율과 기여도 산정의 일반적인 틀은 재산분할 비율과 기여도에서 정리했습니다. 이 글에서 반복하지 않고, 아래에서는 사실혼에서만 추가로 문제되는 지점을 봅니다.

사실혼 재산분할 대상 명의와 실질 경계 도식

기여도 판단이 법률혼보다 까다로운 이유

기여도를 따지려면 먼저 ‘언제부터 언제까지’를 정해야 합니다. 법률혼에서는 이 구간이 등록부에 남습니다. 혼인신고일과 이혼신고일 또는 판결 확정일이 문서로 확인되므로, 그 사이에 형성된 재산을 놓고 기여를 따지면 됩니다.

사실혼은 그 구간이 문서로 남지 않습니다. 관계의 시작 시점과 종료 시점 모두 사실인정으로 특정해야 하고, 상대방이 시작을 늦게, 종료를 이르게 주장하면 그만큼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의 범위가 줄어듭니다. 같은 자료를 놓고도 “그 무렵에는 아직 부부공동생활이라 보기 어려웠다”거나 “이미 관계가 끝난 뒤에 취득한 재산”이라는 반대 주장이 성립할 여지가 있는 구조입니다.

실무에서 시점 다툼은 대체로 세 국면에서 생깁니다.

  • 시작 시점 — 동거를 시작한 날, 예식을 올린 날, 생계를 합친 날이 서로 다를 때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볼 것인지가 문제됩니다. 요건은 기간이 아니라 실체이므로, 어느 시점부터 부부공동생활의 실체가 있었는지를 자료로 보여야 합니다.
  • 종료 시점 — 다툰 뒤 집을 나간 날, 짐을 옮긴 날, 생활비 이체가 끊긴 날, 주민등록을 분리한 날이 모두 다를 수 있습니다. 종료 시점은 분할 대상의 범위뿐 아니라 뒤에서 볼 청구 기간의 기산점에도 영향을 줍니다.
  • 중간의 별거 구간 — 직장이나 학업 사정으로 주거가 떨어져 있던 기간이 관계의 단절인지, 유지 중의 일시적 상태인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집니다.

그래서 사실혼의 재산분할 준비는 “재산 목록을 만드는 일”보다 “구간을 확정하는 일”이 먼저입니다. 아래 표는 시작과 종료를 각각 어떤 자료로 다투게 되는지 정리한 것입니다.

확정할 시점 주로 쓰이는 자료 무엇을 보여 주는가
관계의 시작 임대차계약서와 입주 시점 기록, 주민등록표 등초본의 전입 이력, 예식·상견례 관련 자료, 생활비 이체가 시작된 시점 어느 시점부터 부부공동생활의 실체가 있었는지
공동 형성의 진행 재산 취득 시점의 자금 흐름, 대출 실행과 상환 기록, 공동 지출과 저축 기록, 사업체 운영에 관여한 기록 그 재산이 만들어질 때 양쪽의 자금·노동이 어떻게 들어갔는지
관계의 종료 주거 분리 시점 자료, 생활비 이체가 끊긴 시점, 관계 정리 의사가 드러난 대화 기록, 전출 이력 분할 대상의 범위를 어디서 끊을지, 청구 기간을 언제부터 셀지

자료를 모으는 과정에서 방법 문제가 함께 걸립니다. 상대방의 휴대전화나 계정, 금융 정보를 동의 없이 열어 확보한 자료는 그 자체로 별개의 법적 문제를 만들 수 있습니다. 어떤 자료가 어떤 방법으로 확보되었을 때 문제가 되는지는 증거 수집의 합법과 위법 경계에서 유형별로 정리했으므로, 본인 명의로 발급받을 수 있는 서류와 본인이 보관 중인 기록부터 순서대로 정리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법률혼 재산분할과 무엇이 다른가

절차의 뼈대는 같고, 앞뒤로 붙는 조건이 다릅니다. 아래 표는 조문과 판례로 확인되는 차이만 담았습니다.

비교 항목 법률혼 이혼 사실혼 해소
청구의 근거 「민법」 제839조의2(재판상 이혼은 제843조가 준용) 같은 규정의 준용 또는 유추적용(대법원 1995. 3. 28. 선고 94므1584 판결)
관계의 존재 증명 가족관계등록부로 확인 혼인의 의사와 부부공동생활의 실체를 먼저 증명해야 함
사건의 종류 마류 가사비송사건(「가사소송법」 제2조 제1항 제2호 나목 4)) 같은 마류 가사비송사건으로 다뤄짐
조정 전치 먼저 조정을 신청해야 함(「가사소송법」 제50조 제1항) 같은 조항이 적용됨
기간의 기산점 이혼신고일 또는 판결 확정일 관계가 해소된 날 — 그 날짜 자체가 다투어질 수 있음
해소에 책임 있는 쪽의 청구 가능 가능(대법원 1993. 5. 11.자 93스6 결정)
중혼적 관계인 경우 문제되지 않음 법률혼에 준하는 보호가 인정되지 않아 청구 불가(대법원 1995. 9. 26. 선고 94므1638 판결, 대법원 1996. 9. 20. 선고 96므530 판결)
한쪽의 사망으로 종료된 경우 상속제도의 규율을 받음 상속권도 재산분할청구권도 인정되지 않음(대법원 2006. 3. 24. 선고 2005두15595 판결)
재산 명시·재산조회 활용 가능(「가사소송법」 제48조의2, 제48조의3) 같은 조항으로 활용 가능

표에서 결과가 가장 크게 갈리는 칸은 맨 아래에서 두 번째, 사망으로 종료된 경우입니다. 이 부분은 아래에서 따로 봅니다.

청구는 어떤 절차로 진행되나

사실혼의 재산분할도 법률혼과 같은 절차 위에 놓입니다. 「가사소송법」 제2조 제1항 제2호 나목 4)는 “「민법」 제839조의2제2항(같은 법 제843조에 따라 준용되는 경우 및 혼인의 취소를 원인으로 하는 경우를 포함한다)에 따른 재산 분할에 관한 처분”을 마류 가사비송사건으로 열거합니다. 그리고 「가사소송법」 제36조 제1항은 가사비송사건의 청구가 가정법원에 심판청구를 함으로써 이루어진다고 정하고, 같은 조 제3항은 심판청구서에 당사자의 등록기준지·주소·성명·생년월일, 청구 취지와 청구 원인, 청구 연월일, 가정법원의 표시를 적도록 정합니다.

절차상 먼저 지나야 하는 문이 하나 있습니다. 「가사소송법」 제50조 제1항은 “나류 및 다류 가사소송사건과 마류 가사비송사건에 대하여 가정법원에 소를 제기하거나 심판을 청구하려는 사람은 먼저 조정을 신청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은 조정을 신청하지 않고 청구한 경우 가정법원이 그 사건을 조정에 회부하여야 한다고 정합니다. 재산분할은 마류 가사비송사건이므로 조정 전치의 대상이고, 관계의 존부부터 다투는 사건에서는 조정 단계에서 무엇을 정리하고 무엇을 심판으로 남길지가 실무적으로 중요해집니다.

상대방의 재산을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에 쓰이는 장치도 조문에 있습니다. 「가사소송법」 제48조의2 제1항은 가정법원이 재산분할 청구사건을 위하여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직권으로 또는 당사자의 신청에 의하여 재산목록을 제출하도록 명할 수 있다고 정하고, 제48조의3 제1항은 제출된 재산목록만으로 사건 해결이 곤란하다고 인정할 경우 당사자 명의의 재산에 관하여 조회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상대방의 정보를 사적으로 확보하려 하기보다 절차 안의 방법을 검토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재산이 처분될 징후가 보이는 상황이라면 순서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가사소송법」 제63조 제1항은 가정법원이 가사소송사건 또는 마류 가사비송사건을 본안 사건으로 하여 가압류 또는 가처분을 할 수 있다고 정하고, 같은 조 제3항은 이 법에 따른 조정신청이 있으면 본안의 제소가 있는 것으로 본다고 정합니다. 처분 징후가 있는 사안에서는 자료를 다 모은 뒤에 움직이는 것보다 보전 조치를 함께 검토하는 순서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가사사건을 어느 가정법원에 어떤 서면으로 내는지에 관한 일반적인 사항은 소장의 관할과 기재사항 정리에서 조문 순서대로 다뤘습니다.

사실혼 재산분할 청구 절차 흐름도

청구할 수 있는 기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민법」 제839조의2 제3항은 “제1항의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한 날부터 2년을 경과한 때에는 소멸한다”고 정합니다. 앞에서 본 준용·유추적용 구조에 따라 사실혼이 해소된 경우에도 이 기간 제한이 적용되는 것으로 다뤄지므로, 관계가 해소된 날을 기산점으로 하는 기간 안에 청구해야 합니다.

법률혼에서는 이 기산점이 비교적 분명합니다. 법제처 안내에 따르면 협의이혼은 이혼신고일, 재판상 이혼과 혼인취소는 판결 확정일이 ‘이혼한 날’입니다. 사실혼에는 그에 대응하는 신고나 판결이 없으므로 기산점 자체가 사실인정의 대상이 되고, 상대방은 종료 시점을 앞당겨 주장하면서 기간이 지났다고 다툴 수 있습니다.

여기서 실무적으로 갈리는 지점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관계가 서서히 정리된 사안일수록 종료일을 하나로 특정하기 어렵고, 자료가 남지 않은 채 시간이 흐르면 그 특정이 더 어려워집니다. 둘째, 기간 문제와 별개로 시간 경과 자체가 입증을 약화시킵니다. 금융 거래 내역의 보관 기간, 계약서와 영수증의 보존 여부, 사정을 아는 사람의 기억이 모두 시간과 함께 옅어지므로, 기간이 남아 있다는 사정만으로 안심하기는 어렵습니다.

기간이 이미 지났다고 보이는 상황이라도 종료 시점의 평가와 청구의 성격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스스로 판단해 포기하기 전에 어느 날을 종료일로 볼 수 있는지부터 자료로 정리해 확인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법률혼 이혼에서의 청구 기간 일반론은 이혼 재산분할 총정리에서 함께 다뤘습니다.

한쪽의 사망으로 관계가 끝난 경우에는 길이 열리지 않습니다

가장 결과가 크게 갈리는 국면입니다. 사실혼 배우자에게는 「민법」 제1003조의 배우자 상속권이 인정되지 않고, 여기에 더해 대법원은 “사실혼관계가 일방 당사자의 사망으로 인하여 종료된 경우에는 그 상대방에게 재산분할청구권이 인정된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06. 3. 24. 선고 2005두15595 판결). 생전에 헤어졌다면 재산분할 규정이 준용·유추적용되는데, 사망으로 끝나면 상속도 재산분할도 아닌 공백이 생기는 구조입니다.

이 공백은 헌법재판소에서도 정면으로 다뤄졌습니다. 헌법재판소 2024. 3. 28. 선고 2020헌바494 결정은 사실혼 배우자의 상속권을 인정하지 않은 「민법」 제1003조 제1항 중 ‘배우자’ 부분을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했고, 재산분할청구권에 관한 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는 이유로 각하했습니다. 각하의 이유는 위 조항이 애초에 쌍방 생존 중 혼인이 해소된 경우의 재산분할만을 규율한 것이어서, 사망으로 사실혼이 종료된 경우에 관한 입법적 규율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같은 결정에서 재판관 3인은 반대의견으로 이 부분 심판청구가 적법하고 해당 조항이 생존 사실혼 배우자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보았고, 재판관 1인은 보충의견으로 상속 또는 재산분할 관련 규정의 입법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즉 현행법의 결론은 분명하지만, 제도 자체는 논의가 진행 중인 영역입니다. 이 점에서 앞으로의 법령 개정 여부는 작성 시점의 현행 조문으로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지금의 결론을 실무적으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관계가 어떻게 끝났는지가 검토 가능한 청구의 범위를 먼저 갈라 놓습니다. 생전에 해소되었다면 재산분할과 손해배상을 함께 검토할 여지가 있고, 상대방의 사망으로 종료되었다면 재산분할과 상속이 아닌 다른 경로 — 개별 법령이 사실상 혼인관계를 배우자나 유족에 포함시킨 영역, 생전에 이루어진 증여나 유증의 존재 여부, 주거의 승계에 관한 규정 등 — 를 하나씩 확인하는 방향으로 넘어갑니다. 사망 이후에 시작하는 검토는 선택지가 좁으므로, 공백을 사전에 줄이는 방법을 미리 상담해 두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일방적인 파기와 손해배상은 별개의 청구입니다

재산분할과 손해배상은 목적이 다른 청구입니다. 판례는 재산분할이 공동으로 모은 재산에 대한 기여도에 따른 청산을 목적으로 하고, 위자료는 정신적 고통에 대한 배상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양자를 별개의 제도로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2001. 5. 8. 선고 2000다58804 판결). 따라서 두 청구는 개별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사실혼에서 관계를 부당하게 깬 경우의 배상은 「민법」 제750조와 제751조를 근거로 하고, 합의가 되지 않으면 「가사소송법」 제2조 제1항 제1호 다목 1)이 정한 사실혼관계 부당 파기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로 다루어집니다. 대법원은 사실혼 관계에서도 부부에게 「민법」 제826조 제1항의 동거·부양·협조 의무가 있으므로, 정당한 이유 없이 그 의무를 포기한 배우자는 원칙적으로 부당 파기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1998. 8. 21. 선고 97므544, 551 판결).

이 글에서는 재산분할과의 관계만 짚고, 배상 청구의 요건과 판단 요소는 별도 주제로 다룹니다. 이혼을 원인으로 하는 위자료의 청구 기준과 산정에 참작되는 요소는 이혼 위자료 청구 기준에서 정리했습니다. 양육비를 포함한 자녀 문제는 사실혼 여부와 별개의 절차로 다뤄지므로, 재산 문제와 섞지 않고 나누어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지금 무엇부터 정리하면 되나 — 확인 순서

순서를 정해 두면 불필요한 절차와 시간 낭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 아래 다섯 단계는 앞에서 본 조문과 판례의 구조를 그대로 따른 것입니다.

  • 1단계 · 청구가 열리는 유형인지 확인 — 관계가 생전에 해소되었는지 상대방의 사망으로 종료되었는지, 그리고 상대방에게 법률상 배우자가 있었는지 두 가지를 먼저 봅니다. 어느 쪽에서든 걸리면 재산분할은 검토 대상에서 빠지고 다른 경로를 찾아야 하므로, 자료를 모으기 전에 확인할 항목입니다.
  • 2단계 · 구간 확정 — 관계의 시작과 종료 시점을 자료로 특정합니다. 위 표의 세 갈래를 날짜순으로 배열하는 작업이 여기에 해당하고, 종료일은 분할 범위와 청구 기간에 동시에 걸리므로 가장 공들여 정리할 항목입니다.
  • 3단계 · 재산의 형성 경위 정리 — 명의별로 목록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각 재산이 취득될 때 자금과 노동이 어떻게 들어갔는지를 흐름으로 정리합니다. 대출과 상환, 공동 지출, 사업체 운영 관여가 모두 여기에 들어갑니다.
  • 4단계 · 청구의 종류를 갈라 두기 — 재산분할, 부당 파기에 따른 손해배상, 자녀의 인지·양육은 근거 조문과 절차가 각각 다릅니다. 하나의 이야기로 묶어 준비하면 어느 쪽도 소명이 또렷해지지 않으므로, 구하려는 것을 나눠 적어 두는 편이 낫습니다.
  • 5단계 · 시급성 판단과 절차 선택 — 처분 징후가 있으면 보전 조치 검토가 앞서고, 그렇지 않다면 조정 신청과 심판청구, 재산 명시·재산조회의 활용 순서를 정합니다.

상담 단계에서 무엇을 준비해 가면 되는지는 상담 전 확인할 7가지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사실혼 재산분할 준비 5단계 확인 순서도

요약과 자주 묻는 질문

이 글의 요지를 다섯 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민법」 제839조의2는 협의상 이혼을 전제로 하지만, 대법원 1995. 3. 28. 선고 94므1584 판결에 따라 부부재산 청산의 의미를 갖는 재산분할 규정은 사실혼에도 준용 또는 유추적용됩니다.
  • 분할 대상은 명의가 아니라 실질로 정해지고, 특유재산도 유지·증가에 기여한 부분은 포함될 수 있습니다.
  • 사실혼에서는 관계의 시작과 종료 시점이 문서로 남지 않아 구간 확정이 기여도 판단의 앞단으로 올라옵니다.
  • 청구는 마류 가사비송사건으로 조정 전치의 대상이고, 「민법」 제839조의2 제3항의 기간 제한이 준용되며 그 기산점이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 한쪽의 사망으로 종료된 경우에는 상속권도 재산분할청구권도 인정되지 않으며, 이 결론은 헌법재판소 2024. 3. 28. 선고 2020헌바494 결정에서도 확인되었습니다.

Q1.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는데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나요?

관계가 사실혼으로 인정되고 생전에 해소된 경우라면 청구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민법」 제839조의2는 협의상 이혼한 부부를 전제로 하지만, 대법원은 혼인신고를 전제로 하는 규정은 유추적용할 수 없어도 부부재산 청산의 의미를 갖는 재산분할 규정은 부부의 생활공동체라는 실질에 비추어 사실혼관계에도 준용 또는 유추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1995. 3. 28. 선고 94므1584 판결). 다만 사실혼은 등록부에 공시되지 않으므로 관계 자체가 사실혼으로 인정되는지를 먼저 다투게 되고, 그 요건과 자료는 별도의 문서에서 정리했습니다.

Q2. 사실혼이 끝난 뒤 언제까지 청구해야 하나요?

「민법」 제839조의2 제3항은 재산분할청구권이 이혼한 날부터 2년을 경과한 때에 소멸한다고 정하고 있고, 이 기간 제한은 준용·유추적용 구조에 따라 사실혼 해소의 경우에도 적용되는 것으로 다루어집니다. 문제는 기산점입니다. 법률혼에서는 이혼신고일이나 판결 확정일이 기준이 되지만 사실혼에는 그에 대응하는 문서가 없어 ‘해소된 날’ 자체가 사실인정의 대상이 되고, 상대방이 종료 시점을 앞당겨 주장하며 기간 경과를 다투는 경우가 있습니다. 기간이 지났다고 스스로 판단하기 전에 어느 날을 종료일로 볼 수 있는지 자료로 확인해 보시는 편이 낫습니다.

Q3. 상대방이 사망했는데 함께 모은 재산을 나눠 받을 수 있나요?

현행법에서는 그 길이 열리지 않습니다. 사실혼 배우자에게는 「민법」 제1003조의 배우자 상속권이 인정되지 않고, 대법원은 사실혼관계가 일방 당사자의 사망으로 종료된 경우에는 상대방에게 재산분할청구권이 인정된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06. 3. 24. 선고 2005두15595 판결). 헌법재판소 2024. 3. 28. 선고 2020헌바494 결정도 상속권 부분은 합헌으로 판단하고 재산분할청구권 부분에 대한 심판청구는 각하하면서, 현행 민법 아래에서는 상속권도 재산분할청구권도 행사할 수 없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다만 개별 법령이 사실상 혼인관계를 배우자나 유족에 포함시킨 영역은 별도로 남아 있으므로, 문제되는 급여나 권리마다 해당 법령의 조문을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Q4. 관계를 먼저 정리한 쪽도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나요?

청구할 수 있습니다. 법제처 안내와 판례는 재산분할 청구가 위자료와 달리 사실혼 해소에 책임이 있는 배우자도 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1993. 5. 11.자 93스6 결정). 재산분할은 잘못을 따져 벌하는 제도가 아니라 함께 만든 재산을 청산하는 제도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관계를 부당하게 깬 경우의 손해배상은 별개의 청구로 남고, 판례도 재산분할과 위자료를 별개의 제도로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2001. 5. 8. 선고 2000다58804 판결).

Q5. 사실혼 중에 한쪽 명의로 산 부동산이나 사업체는 어떻게 되나요?

명의만으로 결론이 나지 않습니다. 판례는 재산이 부부 일방의 명의로 되어 있거나 제3자 명의로 명의신탁되어 있더라도 실제로 부부의 협력으로 획득한 재산이라면 분할 대상이 된다고 보고 있고(대법원 1998. 4. 10. 선고 96므1434 판결), 협력에는 맞벌이만이 아니라 육아와 가사노동도 포함된다고 봅니다(대법원 1993. 5. 11.자 93스6 결정). 반대로 관계 전부터 가지고 있던 재산이나 상속·증여로 취득한 재산은 원칙적으로 특유재산이지만, 다른 한쪽이 그 유지·증가에 기여했다면 증가분이 분할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대법원 1994. 5. 13. 선고 93므1020 판결). 결국 확인해야 하는 것은 명의가 아니라 그 재산이 만들어지고 유지된 경위이므로, 취득 시점의 자금 흐름과 상환·운영 기록을 시점순으로 정리해 두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이 글은 사실혼이 해소될 때의 재산 청산을 다뤘습니다. 사실혼 관계 자체의 인정 요건, 부당 파기에 따른 손해배상, 사실혼 자녀의 인지와 양육 문제는 각각 별도의 주제로 이어서 정리합니다.

법무법인(유한) 하이브 소속 변호사 감수. 이 글은 국가법령정보센터 현행본으로 「민법」과 「가사소송법」의 조문을 대조하고, 인용한 판례와 헌법재판소 결정은 법원·선고일·사건번호를 원문에서 확인한 것만 표기했습니다. 조문과 판례의 해석은 개정과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특히 사망으로 종료된 사실혼의 재산 청산은 입법 논의가 이어지는 영역이므로 확인 시점의 현행 법령으로 다시 대조하시기 바랍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령 정보를 정리한 것으로 특정 사건에 대한 법률의견이 아니며, 개별 사건의 법률 진단과 대응 방향은 변호사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혼인신고 없이 함께한 관계가 끝난 뒤 재산 정리나 시점 특정이 필요하시면 법무법인(유한) 하이브로 문의해 주십시오. 대표전화 1661-6711 · 광주 서구 시청로96번길 12, 210호(광주가정법원 건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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