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기권리증과 보험증권, 오래된 통장을 한자리에 모아 놓으면 서른 해 가까이 쌓인 살림이 생각보다 여러 군데 흩어져 있는 것이 보입니다. 20년, 30년을 함께 산 부부의 이혼 상담에서 먼저 막히는 것도 「얼마를 받느냐」가 아니라 「무엇이 있느냐」입니다. 눈에 먼저 들어오는 말은 5:5나 기여도, 2년 같은 숫자이지만, 그 숫자는 나눌 재산의 목록이 정해진 다음에야 의미가 생깁니다.
황혼이혼의 재산분할은 비율을 다투기 전에 목록을 만드는 단계에서 갈립니다. 「민법」 제839조의2 제2항은 가정법원이 「당사자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의 액수 기타 사정」을 참작해 분할의 액수와 방법을 정하도록 하므로, 목록에 오르지 않은 재산은 비율과 상관없이 나눠지지 않습니다. 순서는 ① 부동산·예금·보험·퇴직급여를 명의와 함께 적는 재산 목록 ② 연금 가입 이력 확인 ③ 살던 집의 처리 방식 ④ 성년 자녀 여부에 따른 쟁점 정리, 이 네 단계입니다.

재산을 알아보기 전에 — 배우자의 계정을 열어 보지 않는다
목록을 만들려고 배우자의 휴대전화나 금융 계정에 몰래 들어가는 방법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사건의 성격이 바뀝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9조는 정보통신망으로 처리·보관·전송되는 타인의 정보를 훼손하거나 타인의 비밀을 침해·도용·누설하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배우자의 아이디로 접속해 거래 내역을 내려받는 행위는 이 조항이 말하는 타인의 비밀 침해에 해당할 소지가 있고, 이혼 사건과 별개의 문제가 뒤따라옵니다.
법이 마련해 둔 자리는 따로 있습니다. 「가사소송법」 제48조의2는 재산분할·부양료·미성년자인 자녀의 양육비 청구사건을 위하여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가정법원이 직권으로 또는 당사자의 신청에 의하여 재산상태를 구체적으로 밝힌 재산목록을 제출하도록 명할 수 있게 합니다. 목록만으로 부족하면 같은 법의 재산조회가 뒤에 붙습니다. 두 절차의 신청 순서는 재산명시·재산조회 신청 순서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배우자의 폭력이나 협박이 있는 상황이라면 순서가 아예 달라집니다. 맞았거나 협박을 받고 있다면 그 자리에서 112에 신고하고, 다친 곳이 있으면 같은 날 응급실에서 진료를 받으세요. 진단서와 신고 기록은 뒤에 이어질 절차의 자료가 되고, 재산 조사는 안전을 확보한 다음에 오는 순서입니다.
황혼이혼, 무엇이 다른가 — 쟁점의 무게중심
국가데이터처가 낸 「2025년 혼인 이혼 통계」를 보면 2025년 이혼은 8만 8천 건으로 전년보다 3.3% 줄었습니다. 그런데 혼인지속기간별로 나누면 30년 이상이 전체 이혼의 17.7%로 가장 큰 구간이고, 5~9년 17.3%, 4년 이하 16.3%가 그 뒤를 잇습니다. 평균 이혼 연령도 남자 51.0세, 여자 47.7세로 남녀 모두 1년 전보다 0.6세 올라갔습니다. 전체 건수가 줄어드는 중에도 오래 산 부부의 이혼이 가장 두꺼운 층이라는 뜻입니다.
혼인 기간이 길면 사건의 무게중심이 옮겨 갑니다. 자녀가 이미 성년이면 「민법」 제909조 제1항이 정한 친권의 대상, 즉 미성년자인 자에서 벗어나므로 친권자·양육자 지정과 양육비 산정이 사건에서 빠집니다. 남는 것은 재산·연금·주거 세 가지이고, 이 셋은 남은 생활의 기반과 바로 닿아 있어 한 번 정리를 잘못하면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위자료와 재산분할을 한 덩어리로 보는 것도 자주 생기는 혼동입니다. 위자료는 혼인 파탄에 책임이 있는 쪽이 정신적 고통을 배상하는 성격이고, 재산분할은 책임과 무관하게 함께 모은 재산을 청산하는 절차입니다. 두 제도의 기준은 이혼 재산분할 총정리에서 나눠 설명하고 있습니다.
왜 비율보다 목록이 먼저인가
비율은 목록이 정해진 뒤에 적용되는 숫자이기 때문입니다. 대법원은 재산분할제도가 혼인 중 부부 쌍방이 협력해 이룩한 재산을 이혼 시에 청산·분배하는 제도이므로 「그 재산이 누구 명의로 되어 있는지 또는 그 관리를 누가 하고 있는지를 묻지 않고 분할의 대상이 된다」고 밝혔습니다(대법원 2014. 7. 16. 선고 2013므2250 전원합의체 판결). 명의는 목록에서 빼는 이유가 되지 않고, 반대로 목록에 올리지 않은 재산은 비율이 아무리 높아도 계산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민법」 제830조 제1항은 부부의 일방이 혼인 전부터 가진 고유재산과 혼인 중 자기 명의로 취득한 재산을 특유재산으로 정하고, 제2항은 누구에게 속한 것인지 분명하지 아니한 재산을 부부의 공유로 추정합니다. 그래서 목록을 만들 때는 「내 것·네 것」을 미리 가르지 않고 있는 대로 적습니다. 성격을 가리는 일은 그다음 순서입니다.
| 항목 | 함께 적어 둘 것 | 본인 명의일 때 확인할 곳 |
|---|---|---|
| 부동산 | 소재지·명의·취득 시기·대출 잔액 | 등기사항증명서 |
| 예금·적금 | 금융기관·명의·최근 큰 입출금 | 거래 내역 |
| 보험 | 계약자·피보험자·해지환급금 유무 | 보험증권 |
| 퇴직급여 | 재직 기간·예상 퇴직급여 | 재직 회사·연금 기관 |
| 채무 | 빌린 시기·사용처·명의 | 대출 약정서 |
표의 오른쪽 칸은 본인 명의 자료를 전제로 합니다. 배우자 명의는 앞에서 본 재산명시와 재산조회로 확인하고, 직접 열어 보지 않습니다. 이 구분만 지켜도 목록의 절반은 흔들리지 않는 자료가 됩니다.

연금은 재산분할과 별도로 움직인다
국민연금의 분할연금은 가정법원이 정하는 재산분할과 다른 창구에서 움직입니다. 「국민연금법」 제64조 제1항은 혼인 기간이 5년 이상인 사람이 ① 배우자와 이혼하였을 것 ② 배우자였던 사람이 노령연금 수급권자일 것 ③ 60세가 되었을 것이라는 요건을 모두 갖추면 분할연금을 받을 수 있다고 정합니다. 같은 조 제3항은 그 요건을 모두 갖추게 된 때부터 5년 이내에 청구하도록 합니다. 판결문을 받았다고 자동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국민연금공단에 따로 청구해야 지급이 시작됩니다.
여기서 확인할 것이 둘 있습니다. 첫째, 혼인 기간에서 별거·가출 등으로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존재하지 아니하였던 기간은 빠집니다(같은 조 제1항). 둘째, 공무원연금·사학연금·군인연금은 각각의 법이 따로 정하고 있어 어느 제도에 가입했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요건과 기한을 더 보려면 분할연금 요건과 청구 기한을 참고하세요.

퇴직급여·보험·예금 — 목록에서 빠지기 쉬운 자리
아직 퇴직하지 않은 배우자의 퇴직급여를 목록에서 빼는 일이 흔합니다. 대법원은 이혼 당시 부부 일방이 아직 재직 중이어서 실제로 퇴직급여를 받지 않았더라도, 이혼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 시를 기준으로 그 시점에 퇴직할 경우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퇴직급여 상당액의 채권이 재산분할의 대상에 포함된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14. 7. 16. 선고 2013므2250 전원합의체 판결). 재직 기간이 30년에 가까울수록 이 한 줄이 목록에서 차지하는 자리가 커집니다.
보험은 해지환급금이 있는 저축성 계약인지, 계약자와 피보험자가 누구인지에 따라 다루는 방법이 갈립니다. 예금은 최근 몇 년 사이 크게 빠져나간 돈이 있는지를 함께 봅니다. 채무도 목록의 한 줄입니다. 혼인 생활을 위해 진 빚인지 한쪽이 개인적으로 쓴 빚인지에 따라 청산의 계산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항목별 성격은 이혼 재산분할 대상 — 퇴직금·국민연금·빚에 더 자세히 정리돼 있습니다.
집은 어떻게 되나 — 주거 정리의 선택지
혼인 중에 마련한 주택은 명의가 한쪽으로 되어 있어도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고, 나누는 방식은 「민법」 제839조의2 제2항이 가정법원에 맡겨 둔 「분할의 액수와 방법」의 문제입니다. 실제 사건에서는 한쪽이 소유를 갖고 상대의 몫을 돈으로 정산하는 방식, 팔아서 대금을 나누는 방식, 한쪽이 일정 기간 더 사는 조건을 붙이는 방식이 함께 검토됩니다. 어느 쪽이든 남은 대출과 명의가 같이 움직이므로, 집은 목록의 마지막이 아니라 처음부터 대출 잔액과 한 줄로 적습니다.
황혼이혼에서 주거는 생활비와 한 몸입니다. 팔아서 나누면 현금이 생기지만 살 곳을 다시 구해야 하고, 지키면 매달 나가는 돈이 줄어드는 대신 나눠 줄 몫을 다른 재산에서 맞춰야 합니다. 어느 쪽이 나은지는 목록 전체가 나온 뒤에야 따질 수 있습니다.
세금은 법률 상담에서 답할 자리가 아닙니다. 처분 방식에 따라 달라지는 양도소득세·취득세는 세무 전문가에게, 남은 자금을 어떻게 굴릴지는 금융기관 상담 창구에서 각각 확인하시고, 법률 상담에서는 분할 방법과 시점을 정합니다.

성년 자녀 사건에서 사라지는 쟁점, 남는 쟁점
자녀가 성년이면 사건이 가벼워지는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앞서 본 「민법」 제909조 제1항에 따라 친권은 미성년자인 자를 대상으로 하므로, 친권자·양육자 지정과 양육비 산정이 처음부터 쟁점이 되지 않습니다. 면접교섭 일정으로 다툴 일도 없습니다. 황혼이혼의 심리 기간이 비교적 단순하게 흘러가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대신 남는 쟁점이 있습니다. 자녀 명의로 옮겨 둔 예금이나 부동산이 있다면 그 돈이 언제 어디서 나온 것인지를 따져 부부 재산인지 자녀의 재산인지를 가려야 합니다. 혼인 중에 부부 재산으로 사 준 것이라면 분할을 논의할 때 그 사정이 함께 참작됩니다.
성년 자녀에게 한쪽 편에 서서 진술서를 쓰게 하는 방식은 권하지 않습니다. 사건의 자료로서 무게가 크지 않으면서 재판이 끝난 뒤의 가족 관계만 남습니다. 자녀에게 알릴 시점과 범위는 소송 전략과 분리해서 정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광주황혼이혼변호사를 만나기 전에 정리할 자료
상담 자리에서 가장 빨리 진도가 나가는 분은 종이 한 장을 들고 오신 분입니다. 적어 둘 것은 다섯 가지입니다.
- 혼인신고일, 별거가 있었다면 그 시작 시점
- 부동산·예금·보험·퇴직급여·채무 항목과 각각의 명의
- 본인과 배우자의 연금 가입 이력(어느 제도에 가입했는지)
- 지금 살고 있는 집의 명의와 대출 잔액
- 배우자가 재산을 옮기는 정황이 있다면 그 시점과 내용
마지막 항목이 있으면 순서가 바뀝니다. 재산을 빼돌리는 정황이 보이면 목록을 다 만들기 전에 보전 조치를 먼저 검토합니다. 「민법」 제839조의3은 재산분할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한 사해행위취소권을 따로 두고 있고, 재판상 이혼에도 「민법」 제843조에 따라 준용됩니다. 시점 판단이 걸린 국면이라 상담을 미루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20년 넘은 혼인의 재산분할은 비율표를 먼저 펴는 일이 아니라, 나눌 것을 빠짐없이 적어 두는 일에서 시작합니다. 오늘 할 수 있는 한 가지는 혼인신고일과 재산 항목을 한 장에 적어 보는 것이고, 그 한 장이 재산분할 상담에서 가장 먼저 펼치는 자료가 됩니다.
저희 법무법인(유한) 하이브 광주사무소는 이혼과 재산분할 사건을 맡고 있습니다. 정리한 한 장을 가지고 오시면 목록부터 함께 확인해 드립니다. 상담 문의는 062-716-7477, 오시는 길은 오시는 길 안내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이혼할 때 살던 집도 재산분할 대상인가요?
혼인 중에 마련한 집이라면 명의가 한쪽으로 되어 있어도 분할 대상이 됩니다. 나누는 방식은 한쪽이 소유를 갖고 상대 몫을 정산하는 방법, 매각 후 대금을 나누는 방법 등으로 갈리고 남은 대출이 함께 계산됩니다. 혼인 전부터 한쪽이 가지고 있던 집은 「민법」 제830조 제1항의 특유재산 문제로 따로 따집니다.
Q2. 재산분할은 이혼한 뒤 언제까지 청구할 수 있나요?
「민법」 제839조의2 제3항은 재산분할청구권이 이혼한 날부터 2년을 경과한 때에는 소멸한다고 정합니다. 재판상 이혼도 「민법」 제843조가 이 조를 준용하므로 같은 구조입니다. 이혼을 먼저 하고 재산 문제를 뒤에 정리하기로 했다면 이 기간을 달력에 적어 두시고, 기산점이 헷갈리면 이혼 재산분할 총정리에서 확인하세요.
Q3. 부모님이 황혼이혼을 준비하신다면 자녀는 무엇을 도울 수 있나요?
서류를 함께 정리하는 일까지가 자녀가 할 수 있는 몫입니다. 부모가 본인 명의로 직접 뗄 수 있는 등기사항증명서나 보험증권을 챙기고, 연금 가입 이력을 확인하도록 돕는 선까지입니다. 한쪽 부모를 대신해 상대 부모의 계정이나 우편물을 확인하는 행위는 앞에서 본 「정보통신망법」 제49조 문제로 이어질 소지가 있어 권하지 않습니다.
Q4. 배우자가 재산을 숨긴 것 같으면 어떻게 하나요?
「가사소송법」 제48조의2의 재산명시부터 검토합니다. 재산분할을 다투는 사건이 법원에 걸려 있어야 쓸 수 있는 장치이므로, 아직 소를 내지 않은 단계라면 신청 시점을 함께 정합니다. 신청 순서와 재산조회로 이어지는 절차는 재산명시·재산조회 신청 순서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이 글은 법무법인(유한) 하이브 소속 변호사가 감수했습니다. 조문과 기한은 작성 시점의 현행 법령을 기준으로 하며, 사건마다 적용이 달라지므로 개별 사안은 상담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참고·출처
- 국가법령정보센터, 「민법」 제839조의2(재산분할청구권) — 청구권의 근거, 가정법원이 참작하는 사정, 2년의 소멸 기간.
- 국가법령정보센터, 「민법」 제830조(특유재산과 귀속불명재산) — 특유재산의 범위와 공유 추정.
- 국가법령정보센터, 「민법」 제843조(준용규정) — 재판상 이혼에 대한 제839조의2·제839조의3의 준용.
- 국가법령정보센터, 「민법」 제909조(친권자) — 친권의 대상이 미성년자인 자라는 점.
- 국가법령정보센터, 「가사소송법」 제48조의2(재산 명시) — 재산목록 제출 명령의 요건과 대상 사건.
- 국가법령정보센터, 「국민연금법」 제64조(분할연금 수급권자 등) — 혼인 기간 5년 요건, 세 가지 요건, 5년의 청구 기한.
- 국가법령정보센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9조(비밀 등의 보호) — 타인의 비밀 침해·도용·누설 금지.
- 대법원, 2014. 7. 16. 선고 2013므2250 전원합의체 판결 — 명의를 묻지 않는다는 판시와 장래 퇴직급여채권의 분할 대상성.
- 국가데이터처, 「2025년 혼인 이혼 통계」(2026. 3. 19.) — 이혼 건수와 증감, 평균 이혼 연령, 혼인지속기간별 구성비.
